신 자유주의는 끝났다. 포스트자본주의로(Postcapitalism)의 혁명적인 전환이 현재 진행 중이다. 책을 집필한 폴 메이슨은 영국의 칼럼니스트이다. 이 책은 2015년에 나왔는데, 한국어 번역본은 2017년에 출간되었다. 책이 발표된 후,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 극찬을 받았다. 21세기에 마르크스가 다시 나타났다는 견해까지 나왔다.


  책의 1부에서는 기존 자본주의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명목화폐의 사용이나 금융 자본주의에 따른 국가 간의 재무 상태 불균형이 심해지는 것을 주요 문제점으로 들었다. 그리고 콘드라티예프의 장기 순환 이론에 따라, 현재 4번째 장기 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주장했다. 얼마 전까지는 이 4번째 장기순환이 맞지 않다고 자본주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했지만, 폴 메이슨은 사회적 무질서 때문에 이 순환 패턴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주장한 무질서란 제조업에서 금융업으로의 전환, 노동 계급의 폐배와 파편화, 그리고 금융소득으로 살아가는 최상위 엘리트층이 합쳐진 것이라고 말한다.


  위의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기술과 경제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2부의 내용을 시작한다. 네트워크, 지식노동, 과학의 응용, 친환경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예로, 태양열 에너지로 에너지 비용을 무료로 만들고, 3D 프린팅 기술은 제조업의 비용을 무료로 만들며,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비용을 무료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용들이 사라지면 기업, 시장, 노동과 임금 등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기존 자본주의 시스템이 포스트자본주의로 변화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또, 기존의 마르크스나 마르크스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주장한 계획경제 시스템이 IT 기술 발전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점도 말한다. 재화의 소비나 수요를 예측하고 공급량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기존에는 생산과 공급량을 예측하는데 한 세월이 걸렸지만, 지금은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실시간으로 파악이 가능하여 계획경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써 오픈소스를 언급한 부분을 자세하게 읽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점은 기업이 저런 변화를 막기 위해 오픈소스 활동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니면 오픈소스 활동에 대한 소유권을 기업이 가져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오픈소스는 아니지만, 외부 활동을 금지하여 자신의 활동 범위 축소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는 개발자가 있었다.


  책의 마지막 장인 3부에서는 진짜로 포스트자본주의가 실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사라지게 한다. 새로운 전환을 이루기 위한 원동력은 1퍼센트의 엘리트들에 맞선 99퍼센트의 일반 사람들이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를 통한 공유경제를 통해 엘리트들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 이끄는 포스트자본주의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엘리트들의 낙관으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것도 한 가지 범주에 포함시킨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세세한 사항들을 나열하여 저자의 주장을 확고하게 다지고 있지만, 전부 다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는 책을 참고했으면 좋겠다.


  작년부터 경제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계속 두면서 읽어봐야 할 책을 꼽는다면 이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4차산업혁명이라고 해서 많은 책들이 나왔는데, 전부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고있는 것 같다. 거시 경제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무조건 좋아할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알고있던 마르크스가 주장한 내용들을 조금 알게 되었다. 자본론 같은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알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자본론을 포함한 경제 책들을 몇 가지 더 읽고난 다음에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읽어야 할 책은 많은데 시간은 없고, 뭔가 숙제만 더 늘어나서 부담이 생긴다.


  오늘은 대통령 선거 날이다. 문 후보는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이루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후보가 포스트자본주의에 관한 내용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일부터 우리 나라가 보통 사람들이 노력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만들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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